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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먹구름/ 수출입·소비·투자 모두 내리막… 앞으로 3개월이 고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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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먹구름/ 수출입·소비·투자 모두 내리막… 앞으로 3개월이 고비 될 듯

입력
2012.07.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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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에 다시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겹고 질긴 유럽 재정위기가 증폭되면서 수출, 수입,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들이 연일 비상등을 켜는 등 초대형 태풍을 예고하는 형국이다. 앞으로 3개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에 따르면 소비는 둔화하고 설비투자는 대폭 줄었으며 수출ㆍ입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고, 순수출(수출-수입)은 전분기 -0.5%포인트에서 2분기 0.6%포인트로 개선됐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라 ‘불황형 흑자’가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제국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우리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비포장도로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투자 심리의 척도인 증시는 거래량이 급감해 유령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초 대비 반 토막이 났다. 25일엔 마지노선이라 불리던 코스피지수 1,780선이 무너지면서 연중 최저치(1,769.31)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수는 5차례나 1,780을 지지하며 다시 반등하곤 했는데, 갈수록 반등 폭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위기가 지속되면 바닥이 뚫릴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3월 말 이후 이달 24일까지 1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4.50%) 중국(-5.14%) 영국(-4.67%) 프랑스(-10.20%) 등과 비교해도 낙차가 크다.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20%대)보다는 덜하지만 수출이 주력인 우리나라 증시가 대외변수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다시 입증된 셈이다.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25일 21.26로 치솟았다. 5월 4조원 가까이 팔아 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은 6월과 7월에도 1조원 가까이 매도했다.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면서 채권 금리는 연일 사상 최저를 나타내고 있다. 3년 만기와 5년 만기 국고채에 이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마저 기준금리(3.00%) 이하로 떨어질 조짐이다. 3년 만기와 5년 만기는 각 2.78%, 2.86%까지 추락했고, 10년 만기는 3.02%로 기준금리 수준에 근접해 있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장기금리 하락은 그만큼 경기전망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2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기준금리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13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ㆍ달러 환율은 어느새 1,150원대로 뛰어올랐다.

향후 경기 흐름의 변수는 역시 유럽이다. 현재는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규모 3, 4위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잇단 국채 금리 급등은 국가부도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7.5%로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고, 이탈리아 역시 6.5%를 돌파했다. 시장은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7%를 넘으면 구제금융에 돌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행히 이달 만기는 막았지만 그리스 사태보다 더한 골칫거리가 생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고채 만기가 대거 몰리는 10월을 고비로 본다. 물론 금리 급등세를 감안하면 그 전에라도 위기가 터질 수 있다. 더구나 ‘소방수’로 알려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라는 굴욕도 당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독일 성장률이 1%로 떨어지는 등 유럽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우리 경제도 3%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수출도 내수도 진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26일은 정부가 위기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기대에 코스피지수는 13.16포인트(0.74%) 오른 1782.47에, 코스닥지수는 3.14포인트(0.69%) 오른 457.86에 마쳤다. 원ㆍ달러 환율은 4.3원 내린 1,146.9원을 기록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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