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아 구속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친인척, 측근 비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등에 대한 사과로 시작된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여섯 번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먼저 국민 여러분께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오후2시쯤 춘추관을 찾아 4분 정도 자신이 직접 쓴 담화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이 대통령은 "제 가까이에서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하는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이제 와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느냐.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긴박하고 현안 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엄혹하다"며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의 각오로 더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날 사과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주장을 스스로 뒤집는 격이 됐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무너지는 모습이 안쓰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너무 늦고 알맹이가 없는 사과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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