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대부분 펀드들이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농산물펀드만 단독질주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23일ㆍ연환산 기준)은 18.34%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와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1.72%와 1.50%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눈부신 성적이다.
농산물펀드의 독주는 세계 주요 곡창지대가 이상기온현상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곡물가격이 급등한 영향 때문이다. 최근 한 달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옥수수, 대두의 선물(근월물) 가격은 각각 38%, 30%, 19%로 상승했다. 이런 상승세를 바탕으로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26.46%나 돼 농산물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회복 둔화로 모든 투자 자산들이 조정을 받았지만, 가뭄 등에 따른 공급 문제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펀드 수익률은 크게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갈지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김성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안운용팀 팀장은 "신흥국들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곡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상악화 등으로 공급량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농산물 펀드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극단적인 이상기온이 지속되지만 않는다면 현재 곡물의 재고가 충분한데다 대체재인 쌀은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곡물가격이 더 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럭셔리펀드는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는 다른 펀드들에 비해서 선방하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추진력을 급격히 잃고 있다. 23일 기준 럭셔리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53%를 보였다.
신준형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명품 소비가 많은 일본, 유럽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고가 명품 관련 기업은 경기 민감도가 낮아 그나마 하락률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강석훈 우리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관련 기업의 성장성 등 내재가치 지표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동반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개가 운용중인 국내 럭셔리펀드 가운데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자1은 최근 1개월 수익률 기준 3.74%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강석훈 매니저는"중국의 명품 수요 계속 유지되는 등 럭셔리 관련 회사들 매출 양호한 상황"이라며 "최근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럭셔리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설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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