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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들 빈곤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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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들 빈곤층 노린다

입력
2012.07.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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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로하니는 한 달에 55달러(6만3,000원)를 번다. 그는 이 돈을 주로 집 근처 대형할인점 까르푸에서 생필품을 사는 데 쓴다.

로하니와 같은 인도네시아 빈곤층이 다국적기업의 주요고객(VIP)으로 떠올랐다. 불황으로 중산층이 지갑을 닫자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빈곤층이 시장의 주요 타깃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빈곤층을 잡기 위해 박리다매 상품을 내세운다. 스위스 기업인 네슬레는 인도네시아에서 10센트짜리 초콜릿 음료 '밀로'를 주력상품으로 내놨다. 아르차드 쇼드리 네슬레 인도네시아 지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는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에 위치하는 상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슬레의 인도네시아 연매출은 10억달러로 올해 신흥국 평균 매출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네덜란드계 생필품회사 유니레버도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5년간 매년 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저귀, 샴푸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맞춰 1달러 미만의 제품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저렴한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했다.

이 같은 다국적기업의 박리다매 전략이 주효한 것은 인도네시아의 높은 빈곤층 비율 때문이다.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인구가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인도네시아(2억4,800만명)는 하루에 평균 4달러 이하를 버는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한다. 이들의 가계 지출은 절반이 훨씬 넘는 전체의 60%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세계경기 침체에도 매년 7%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곤층의 소비가 생필품 중심이어서 옷이나 첨단장비를 사는 중산층 소비자의 구매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불황에는 오히려 빈곤층의 소비가 매출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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