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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포식자부터 골다공증 치료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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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포식자부터 골다공증 치료제까지

입력
2012.07.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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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의 한 양식장. 홍합 껍데기를 벌려 빨아먹는 불가사리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꽃게잡이가 한창인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걷어 올린 그물에는 불가사리만 한가득이다. 바다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밤 10시에 방송되는 KBS1 '환경스페셜'은 불가사리의 습격을 취재했다.

죽일 수 없다는 뜻의 '불가살이(不可殺伊)'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불가사리는 강한 재생력을 갖고 있다. 팔이 잘리면 몸에선 새로운 팔이 생겨나고, 잘려 나간 팔은 또 다른 독립적인 개체가 된다. 한 마리가 두 마리로 느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1,800여종 중 국내 연안에 사는 건 100여종. 그 중 가장 흔히 보이는 게 별불가사리, 아무르불가사리, 거미불가사리, 빨강불가사리다. 이들 중 추운 북부해역에서 넘어 온 아무르불가사리는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포식자다. 멍게, 전복, 홍합 등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다.

그러나 모든 불가사리가 유해한 것은 아니다. 거미불가사리, 빨강불가사리는 포식자 보단 청소부에 가깝다. 이들 불가사리는 조개류 대신 죽은 물고기를 먹는다. 유기물을 섭취해 녹조 현상의 원인인 부영양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바다의 오염도 줄여준다.

환경스페셜은 불가사리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동족을 잡아먹는 아펠불가사리, 한번에 200만~300만개의 알을 낳는 불가사리의 짝짓기와 산란과정, 국내에서 유일한 불가사리의 천적인 나팔고둥의 불가사리 사냥법 등이 흥미롭다.

최근 불가사리는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불가사리에서 얻은 콜라겐 성분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고, 골다공증 치료제로 쓸 수 있는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는데도 성공했다. 불가사리를 햇빛에 말린 다음 갈아 퇴비로도 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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