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스타터의 끝은 올림픽 금메달?'
스스로 발동이 늦게 걸리는 유형임을 자처한 김경아(35ㆍ대한항공)가 생애 마지막 올림픽의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다. 여자탁구의 간판 스타인 김경아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다. 오상은(KDB 대우증권)과 함께 탁구대표팀의 최고참인 그는 남편과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탁구 대회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일은 없을 거야. 이제는 자기와 함께 해외 여행을 다닐 거야"라는 약속을 굳게 하고 런던으로 건너왔다. 23일부터 런던 힐링던 스포츠센터에서 동료들과 함께 본격적인 현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김경아는 한국 여자탁구의 새 역사를 벼르고 있다. 한국 탁구 스타 중 유일하게 '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단식,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우승)'을 달성한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도 해내지 못한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는 것. 그는 "원래 경기 전에는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데 이번에는 감이 나쁘지 않다"며 이유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몸이 풀리는 스타일이라는 김경아는 "매번 강도 높은 훈련을 견딘 후 올림픽을 맞았기 때문에 초반에는 몸이 무거운 편이다. 6월 오픈 대회가 끝난 뒤 혹독한 체력 훈련 탓에 정체된 느낌이 있었는데 신체 밸런스가 다시 올라오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식 동메달을 땄던 김경아는 올림픽을 앞두고 체중 관리에 들어갔다. 탁구 선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스텝을 빠르게 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식단 관리를 통해 몸무게부터 줄인다. 그는 "보통 경기 전에 2㎏ 정도 빠지고 대회가 끝날 쯤에는 모두 5㎏가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비형인 김경아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스텝과 체력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7월 발표한 랭킹에서 5위를 차지한 김경아는 시드 3번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4강 이전까지 중국 선수를 만나지 않는다. 4강전까지 무난히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김경아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예선 3회전(32강)에서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며 금빛 스매싱을 기대케 하고 있다. 강희찬 여자대표팀 감독도 "지금 상태로 봐서는 4강까지 무난할 것 같다. 목표를 4강 이상으로 잡았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김경아의 금빛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 힘들었던 모든 것 올림픽 금메달로 보상받을 수 있을거야
오늘도 런던 올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훈련하는 대견한 너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그 동안 한국 탁구를 양 어깨에 짊어지며 힘들고 어려웠을 길을 묵묵히 참고 견뎌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해. 이제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런던 올림픽에서 그 동안 힘들고 어려웠던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까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지금까지 쌓아온 너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길 바래. 아마도 선배들은 너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고 또 후배들은 너를 많이 존경하게 될 거야.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한국 탁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너의 모습에 자긍심을 가지게 될 거야.
경아야. 넌 분명히 해낼 거라고 믿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으니 건강과 컨디션 관리에 더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하고 좋은 느낌으로 결전의 날을 기다리자. 런던 올림픽에서의 건승을 기원하며 널 위해 늘 기도할게. 경아 파이팅!
현정화(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
런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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