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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연구소 12년간 변화 분석/ 철학·불문과 사라지고 의약·예체능계열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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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연구소 12년간 변화 분석/ 철학·불문과 사라지고 의약·예체능계열 득세

입력
2012.07.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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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년 동안 전국 4년제 대학에서 철학ㆍ윤리학 25개, 불어ㆍ불문학 16개, 독어ㆍ독문학 13개 학과가 감소하는 등 인문학의 몰락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1999년 대비 2011년 계열별 학과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4년제 국ㆍ공립 및 사립대에서 1999년 102개였던 철학ㆍ윤리학 관련 학과는 2011년 77개로, 불어ㆍ불문학과는 71개에서 55개로, 독어ㆍ독문학과는 78개에서 65개로 줄었다. 기타 유럽어ㆍ문학 관련 학과도 41개에서 33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에 대학 24개가 신설돼 181개교가 되고 학생 수도 30.3%(33만명)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연구소는 "자연계열에서도 수산학 9개(13→4), 농업학 35개(62→27), 생물학 37개(159→122), 통계학 42개(115→73) 학과가 감소했으며, 교육계열에서도 인문교육과 사회교육 관련 학과가 감소했다"며 "이들 학과는 기초학문 관련 학과이거나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소위 비인기학과로서 통ㆍ폐합되거나 입학정원이 줄어든 결과"라고 밝혔다.

12년간 학과 수는 총 23.4% 늘어났는데, 인문학 계열의 경우 2.7% 증가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자연계열도 8.7% 늘어나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 연구소는 "대학과 학생 수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재활학, 보건학, 간호학(이상 의약계열), 시각디자인, 영상ㆍ예술(예체능계열), 응용소프트웨어공학, 에너지공학, 신소재공학(공학계열), 유아교육, 특수교육(교육계열) 등의 학과는 2~8배 증가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학과 구조조정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기도 했지만 역대 정부가 학과 통ㆍ폐합 실적이나 취업률·충원율을 대학 재정지원에 반영하면서 강요된 측면이 크다"며 "이명박 정부도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사업'에서 대학 평가시 취업률 20%, 충원율 20~30%를 반영하고 있어, 대학들이 이에 불리한 기초학문 학과를 통ㆍ폐합하고 실용 중심 학과를 신설ㆍ증원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은 인력공급뿐 아니라 학문분야에서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학의 기초학문 역량이 약화되면 장기적으로 응용학문에도 폐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과계열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동국대가 문과 축소로 논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대학들의 특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정부가 인문학 등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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