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리아 반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 이어 제2도시 알레포를 공격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22일 시리아 디에르 에조르 지역 반정부 활동가를 인용 "시리아 정부군이 20일 민간인을 상대로 유독가스를 살포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활동가들은 화학무기 공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어린이와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여성 등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공개했다. 하지만 화학무기 사용에 따른 사망자나 부상자의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망명한 나와프 알 파레스 전 이라크 주재 시리아 대사는 16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알 아사드 정권이 홈스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중동에서 가장 많은 화학무기를 보유한 국가로 추정되지만 화학무기금지조약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반군의 폭탄 공격으로 정권 핵심인사 4명을 잃은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보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시리아군 장성 출신으로 터키에 망명한 무스타파 셰이크는 21일 반정부군이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옮기기 시작했다"며 "독재정권은 쓰러지기 전까지 시리아를 피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또 자유시리아군(FSA) 등 시리아 반군은 22일 시리아 최대 인구 도시이자 북부 상업 중심지인 알레포에서 사흘째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 알레포 교외 지역에서 진입한 반군은 시내 중심가인 살라헤딘 지역까지 진출해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알레포의 반정부 활동가 무함마드 사에드는 "폭발음과 총소리가 몇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며 "마침내 반란이 알레포에 도착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알레포는 지난해 3월 시리아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후에도 상대적으로 평온을 유지해왔다.
다마스쿠스 등에서도 정부군과 반군의 공방전이 계속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22일 무장헬기를 동원해 다마스쿠스 바르제 구역을 폭격하는 등 반군이 점령한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했다. 접경 지역 검문소를 잇따라 장악하고 있는 반군은 22일 터키 접경 알살라마 검문소를 추가로 손에 넣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시리아 정부는 현재 국토의 50~60% 정도밖에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SOHR은 지금까지 시리아 유혈사태 사망자가 1만9,106명에 달하며 이 중 민간인이 1만3,296명이라고 밝혔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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