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장암으로 일본 도쿄에서 83세를 일기로 타계한 세계적 바이올린 제작자 진창현씨의 기념비가 나가노현에 세워졌다.
일본 내 현악기 생산지로 유명한 마을인 나가노현 기소군 기소마치는 21일 오후 신스이 공원에서 이곳에 터를 잡고 작업했던 고인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과 추도식을 열었다. 행사엔 고인의 미망인 이남이씨와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 다나카 가쓰미 면장과 데즈카 기이치 지방의회 의장, 재일동포 사업가 겸 미술품 수집가 하정웅씨 등이 참석했다.
1929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진씨는 열 네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 57년부터 기소마치에 터를 잡고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에 몰두한 그는 76년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 6개 부문 중 5개 부문의 금메달을 따내 전 세계에 5명뿐인 '오르 콩쿠르' 칭호를 받았다. 경쟁 상대가 없는 악기 제작자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진씨는 61년 도쿄로 활동 거점을 옮겼지만, 기소마치는 그의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을 기려 생전에 명예 주민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기념비에는 진씨의 얼굴이 새겨졌으며, 비석 주변엔 별세할 때까지 국적을 바꾸지 않은 고인의 뜻을 기려 무궁화가 심어졌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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