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비스산업 경쟁력도 언젠가는 세계적 수준이 되리라 믿습니다. 여기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하면 그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겁니다. 마치 한강의 기적처럼 말이죠."
'서비스디자인 분야의 대가'로 불리는 버깃 마거(52) 독일 쾰른 국제디자인대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비스디자인 국제 콘퍼런스에 서비스디자인 전문가 단체인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SDN) 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것이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자동차, TV, 휴대전화 등 제조업 분야 만으론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성장을 하자면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각종 '서비스'를 촘촘하게 '디자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비스디자인은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맥락이나 흐름을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 계획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예컨대 이 개념을 한류 관광상품 설계에 적용한다면, 여행객이 '한국으로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부터 개입해 자연스럽게 안내하는 식이다. 항공권 구매 시기, 인원, 호텔 이동에 사용할 교통편 등의 동선을 예상하고 특정 웹사이트에 브로슈어, 키오스크, 지도, 안내판 등의 '터치포인트'로 관광지와 현지 식당 등에 대한 정보를 뿌린다는 것이다.
마거 교수는 이런'서비스디자인'을 이론화해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인물로 이 분야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그는 "관광상품 설계의 경우 여행사 직원뿐만 아니라 시각디자이너, 경험디자이너, 제품디자이너, 공간디자이너, 심리학자, 인문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한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차원을 달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아직 유럽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나라는 아니다"고 언급한 그는 "한국의 관광산업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하면 관광산업에 일대 혁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서비스디자인 국제 콘퍼런스는 국내에선 처음 열린 행사다. 마거 교수는 "한국도 이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한국인들은 예의 바르고 감성적이며 따뜻해 기본적으로 서비스산업 발전에 있어서도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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