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선과 본선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경선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20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미 승부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선에서 힘을 빼기보다는 12월 19일 실시되는 본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당내 경선은 힘 조절을 하면서 치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선 캠프에 현역 의원 참여를 최소화하는 등 최대한 단출하게 꾸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본선에서 비박(非朴)진영과 중도 지대 인사들이 합류해 맡게 될 중요한 자리들을 일부러 비워 뒀다"며 "본선 캠프는 대거 몸집을 불려 화합형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이 본선을 겨냥해 준비한 주요 무기는 지난 5년 동안 각 분야 전문가 그룹의 도움을 받아 준비한 정책 공약들이다. 홍사덕 위원장은 "12월 19일 투표장에 가는 학생과 주부, 비정규직 등 모든 국민이 '박 전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앞으로 5년 동안 나의 생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알게 하고, 그에 따라 선택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정책 실탄'을 본선을 위해 따로 아껴두지 않고 지금부터 착착 공개할 방침이다. 박 전 위원장은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벌써 정부조직 운영 및 교육, 보육, 여성 분야 등의 정책 비전들을 공개했다. 박 전 위원장은 경선에서 다른 주자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지 않고 정책 얘기만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 전 위원장은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에 비해 '오랫동안 준비한 안정적인 정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 캠프 내 친박계 의원은 "합리적인 30, 40대와 중도층 등 캐스팅 보트를 쥔 유권자들은 9,10월 이후 급조되는 야권 후보에게 도박을 하기보다 검증된 지도자를 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일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국민에게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며 안 원장을 견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런던 하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출국하는 선수단을 환송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이 책 출간으로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식으로 출마하신 것이냐"고 반문한 뒤 "책을 놓고 해석할 수는 없고, 아직 출마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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