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역도의 간판 장미란(29ㆍ고양시청)이 신예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12 런던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75㎏이상급)의 메달 경쟁은 백전노장과 신예들의 싸움이다. 장미란은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세 차례 연속 출전하는 베테랑. 지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이룬 한국 역도의 '전설'이다. 반면 도전장을 내민 저우루루(24ㆍ중국)와 타티아나 카시리나(21ㆍ러시아)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최고 자리를 위협하는 신예들이다. 현재 나란히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이들은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지 채 3년도 안 된다.
카시리나는 지난 2010년 9월 세계선수권에서 장미란의 5연패를 가로막은 장본인이다. 특히 당시 장미란이 보유했던 인상 세계기록(140㎏)을 5㎏나 늘리면서 인상과 합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 작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인상 146㎏ 용상 181㎏, 합계 327㎏을 들어 올려 장미란의 합계 세계신기록(326㎏)까지 1㎏ 경신했다. 현재 장미란의 개인 최고 기록은 인상 140㎏, 용상은 187㎏, 합계에선 326㎏이다.
저우루루는 중국 여자 최중량급의 간판이다. 2010년이 카시리나 시대였다면 지난 해는 저우루루의 한 해였다. 저우루루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인상 146㎏, 용상 182㎏, 합계 328㎏을 들어 올려 합계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여자 역도 최중량급 세계랭킹도 1위로 올라섰다.
현재 기록과 컨디션을 보면 런던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은 저우루루나 카시리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이미 장미란의 최고 기록을 넘어섰고, 장미란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이후 골반과 허리, 어깨 부상이 겹치면서 기록이 정체된 상태다.
장미란 역시 최근 열린 런던올림픽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정상급 실력으로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메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나이가 나이인 만큼 몸이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같지는 않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동기부여도 되고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림픽 역도의 변수는 매우 다채롭다. 준비 과정에서 부상이 있을 수 있고 경기 당일 컨디션이 메달의 색깔을 좌우할 수 있다. 저우루루와 카시리나가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다는 사실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김기웅 여자 역도 대표팀 감독은 "장미란이 베테랑이니 신예들보다 노련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에서는 합계로 메달 색깔을 정한다. 큰 무대 경험을 앞세운 장미란이 라이벌을 제치고 한국 역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금메달도 좋지만…언니, 아프지 마"응원 메시지-사랑하는 언니 미란에게
언니한테 참 오랜만에 편지 쓰는 것 같다! 그렇지? 그 동안 내가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ㅜㅜ. 이제 정말 올림픽이 일주일 밖에 안 남았네? 베이징올림픽 끝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지나고 또 올림픽이 다가왔어. 시간은 야속하게 참 빨리도 지나간다. ㅎㅎ.
벌써 3번째 올림픽이네! 한번 나가기도 힘들다는 올림픽을 언닌 벌써 3번이나 출전하고 있으니 우리 언니지만 정말 짱이다! 그런데 몇 달 전 몸이 아픈데다 컨디션까지 안 올라와서 힘들어하던 언니 보면서 너무 속상했어. 가족들이 걱정 할까봐 아파도 아프다, 힘들어도 힘들다, 전혀 말하지도 내색하지도 않았던 언니였는데…. 둘이 있을 때 처음으로 힘들다고 얘기 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
그때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지마~ 하지마~ 그냥 이제는 언니가 하고 싶은 것만 해"라고 했는데 결국 언니가 하고 싶어하고, 해야 하는 건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이더라고.
주위에서는 늘 금메달 따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얘기하며 부담 아닌 부담감을 주지만, 그만큼 언니의 무한한 가능성과 노련미를 믿는 마음에서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해 . 언니는 나보다 더 생각이 깊으니까 더 잘 알고 있을 테지만 .
아빠, 엄마, 나, 유성이 모두 언니가 올림픽 가서 금메달 따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행복하겠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우리가족이 바라는 건 언니가 아프지 않게, 시합 무사히 치르고 돌아오는 거야. 빨리 언니 올림픽 마치고 와서 같이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여행도 가고 싶다! 비록 수련회 참가하느라 런던에서 언니 경기 보지는 못 하지만 엄마랑 유성이랑 교회에서 기도로 열심히 응원할게! 내사랑 파이팅♡
-장미령(고양시청 역도선수)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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