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폐지를 팔아서 모은 돈이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대학의 청소미화원 10명이 아름다운 기부를 했다. 전북 전주교대에서 청소미화원으로 근무하는 김태곤(65)씨와 동료 9명은 지난달 학교측에 한 학기 등록금 분의 장학금 13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평소 청소를 하면서 폐지와 재활용품을 모으고 사비를 보태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장학금을 마련했다.
김씨는 “오랫동안 함께 일했기 때문에 뻔히 생활형편을 잘 아는 터라 처음엔 동료들에게 기부를 제안할 때 약간 망설였다”며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동료 모두 흔쾌히 장학금을 기부하는 데 동의했고 한 학기 등록금이 되도록 사비까지 보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자주는 아니지만 주변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조금 오래됐지만 3년 전에도 학교 인근의 홀로 어르신들에게 쌀과 라면 같은 생활용품을 전해 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기부한 것은 처음이지만 앞으로도 선행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김씨는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최저임금을 받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보다 더 힘든 삶을 사는 동료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가 오랫동안 일한 일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이런 선행을 할 수 있게 됐고, 매년 장학금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