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는데 참으로 중요한 것들이 많다. 일일이 그 이름을 열거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아마 각자 생각이 다를 것이다.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고, 힘이나 명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것보다도 건강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다 나름대로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 사회를 지탱하고 또 그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과연 어떤 것이 반드시 필요할까. 필자에게 단 한가지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꿈이다. 꿈은 우리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말한다. 동시에 꿈은 또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을 이르기도 한다.
꿈도 꾸지 마라, 꿈도 야무지다, 꿈 같은 소리를 하네, 제발 꿈 좀 깨라.. 그렇게 꿈을 가볍게 여기며 꿈의 가치를 애써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귀담아 들을 얘기가 아니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미래를 품는다는 뜻이다. 미래를 가슴에 담고 산다는 것은 현실의 의미를 날마다 해석하고 그 삶을 목적에 맞춰서 조정하며 산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뜻한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동물들이 꿈을 꾼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동물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미래학회를 만들고 미래 컨퍼런스를 열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없다. 오직 사람만이 꿈을 꾸고 꿈을 품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젊음의 특권은 건강이 아니라 꿈이다. 열정의 뿌리는 능력이 아니라 꿈이다. 물론 젊다고 해서, 열정이 있다고 해서 모두 꿈을 꾼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꿈을 지녔기에 젊게 살고 꿈을 접지 않았기에 열정이 넘친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사람이 먼저 꿈을 품지만 일단 꿈이 사람의 가슴을 차지하고 나면 꿈이 사람을 움직인다. 꿈이 사람을 이끌어가고 꿈이 꺼지지 않는 열정을 불러 일으키고 꿈이 필요한 힘도 공급하는 것을 본다. 꿈꾸는 사람들은 다르다. 한국의 근대화를 이룬 지난 세대들은 모두 꿈꾸는 세대들이었다. 독립을 꿈꾸었고 번영을 꿈꾸었고 민주주의를 꿈꾸었고 선진국을 꿈꾸었다. 그 꿈이 자신보다 소중한 것이어서 땀과 피를 흘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젊음을 낙엽처럼 태우면서도 과실을 계산하지 않았다.
꿈꾸는 사람들에게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고난이라는 불청객이다. 꿈을 꾸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고난이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더 신기한 것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난이 결코 꿈을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꿈이 나보다 크기 때문이고 꿈이 나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나이지만 꿈을 이루는 것은 바로 그 꿈 자체이다. 꿈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될 것 같지 않았는데, 정말 불가능해 보였는데, 내 생애 가운데 이런 일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런 일들이 실제 우리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을 본다.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감동하는지..
시대가 암울할수록 꿈을 꾸어야 한다. 우리는 다시 꿈을 꾸어야 한다. 이 땅의 젊은 세대들이 다시 꿈을 꾸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 땅의 어린이 젊은이 모두가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어린이들이 꿈꿀 줄 모르는 것보다 안타까운 일은 없다. 젊은이들의 꿈을 꺾는 것보다 잔인한 일은 없다. 한 나라와 민족에게 꿈이 없는 것보다 끔찍한 일이 없다. 원조가 없어서 망하지 않는다. 자원이 없어 망하지 않는다. 세계경제가 죽어서 망하지 않는다. 망하는 이유는 오직 한가지다. 꿈을 잃을 때이다. 성경의 잠언이 다시 우리를 깨운다. '비전이 없으면 백성들이 망한다.' 이미 우리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쳤을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목격했다.
조정민 온누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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