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땅' 런던으로 향하는 올림픽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밝았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부담감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4년간 흘린 땀방울이 결실을 이룰 때가 된 만큼 설렘도 가득했다.
세일러복 스타일의 단복을 차려 입은 선수단 본진은 20일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태권도 사상 최초로 3회 연속 올림픽에 나가는 황경선은 "긴장 반, 설렘 반"이라며 "결전의 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2004년이나 지금이나 긴장되는 것은 똑같다"고 덧붙였다.
'훈남' 태권도 스타 이대훈은 "첫 올림픽 출전이라 약간 떨린다"면서 "몸 상태가 좋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잘해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밝혔다. 또 "태권도가 4종목에서 모두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대훈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불과 20세의 나이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을 달성한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여자 펜싱의 남현희는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금빛 찌르기'를 약속했다. 남현희는 "지난 4년 동안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며 "메달 색을 은에서 금으로 바꾸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국장을 찾았다. 박 회장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눈 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시기"라고 말했고, 박 전 위원장 역시 "그 동안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고 덕담을 건넸다.
선수단은 출정식에서 "대한민국 파이팅"을 힘차게 외친 뒤 오후 2시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메달을 따든 못 따는 최선을 다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줬으면 좋겠다"며 "1948년 이후 64년 만에 다시 가는 런던에서 '10-10(금메달 10개-종합순위 10위 이내)'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본진은 이기흥 선수단장을 포함한 본부 임원 15명, 펜싱 20명, 하키 38명, 태권도 8명, 복싱 4명, 역도 8명, 육상 8명 등 6개 종목 선수와 지도자 총 101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오후 1시30분엔 본부 임원 10명, 사격 20명, 체조 2명 등이 런던으로 출발했다.
한편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3·SK텔레콤)은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3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21일 런던에 입성한다.
인천공항=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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