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비를 들여 숙적 삼성전자의 태블릿 PC인 갤럭시탭을 홍보해줘야 할 상황에 처했다. 영국 법원이 이례적으로 갤럭시탭 시리즈가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공지를 회사 홈페이지와 언론에 게재하도록 명령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특허법원의 콜린 버스 판사는 애플에게 이 같은 내용의 공지를 영국 법인 홈페이지를 통해 6개월간 알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와 영국 종합지인 데일리메일 등 신문 및 정보기술 전문지(T3)에도 게재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버스 판사는 지난 9일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꼈다고 볼 수 없고, 소비자들이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혼동할 만큼 두 제품의 디자인이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애플 측은 반발했다. 애플 측 리처드 하콘 변호사는 "법원의 이번 명령은 애플로 하여금 삼성을 위해 광고를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떤 회사도 홈페이지에 경쟁사를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애플은 지난 9일 내려진 법원 판결에 항소할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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