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 선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는 어제 나온 저서 에서 한국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두루 조망하면서 자신의 구상을 정책공약에 근접한 수준으로 밝혔다. 특히 한때 뜨거운 쟁점이었던 복지문제 대해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을 제시,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과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썼다. 최소한 출마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켰고, 사실상의 출마 선언으로 봐도 될 듯하다.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9차례에 걸친 세명대 제정임 교수와의 대담을 정리한 이 책에서 그는 또 4ㆍ11 총선이 예상대로 야권의 승리로 끝났으면 자신에 대한 정치적 역할 기대가 사라져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겠지만, 야권 패배로 끝나 자신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졌다고 밝혔다. 앞으로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가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나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보아 공식적 출마 선언을 하기까지는 뜸을 더 들일 모양이다. 최대 변수인 야권의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 판세가 오리무중이어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결정적 시기'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할 만하다.
다만 계속 때를 늦추다가는 스스로 정의사회의 요건으로 강조한 '출발선과 과정, 재도전의 공정성'에 동떨어진다. 사실 지금까지 '잠재적 정치인'으로서 그가 누려온 인기는 자신의 노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행운이 개재됐고, 바로 그 때문에 정치권의 부러움도 컸다. 남다른 정치자산에 비추어 선거 과정과 절차에서 남들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 받아도 된다. 비슷한 수준의 잣대라면 더 말할 게 없다.
그 대표적 절차가 자질과 능력, 품성에 대한 국민적 검증이고, 꼼꼼한 검증은 몇 달이 걸린다. 따라서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여유를 주는 것은 그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그 시간이 이제는 거의 남지 않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