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경제가 어렵고, 공짜가 좋다지만 이런 옷까지 입어야 하나.'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페인 선수들이 유니폼 디자인에 불평을 터트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9일 전했다.
러시아 업체 보스코가 무료 제공한 유니폼은 스페인의 정열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의 조합으로 제작됐는데, 너무 화려하고 촌스럽다는게 대부분 선수들의 반응이다.
특히 트레이닝복 상의의 역동적인 무늬는 최근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의 옷에 새겨진 그것과 흡사하다. 이번 대회에서 보스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니폼도 만들었다.
카누 올림픽 챔피언인 사울 크라비오토는 모자와 가방을 포함한 유니폼 풀세트를 착용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집에서 입어봤는데 언급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며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긴다"고 적었다.
베이징올림픽 준우승 멤버인 필드하키의 알렉스 파브레가스도 경기복을 입은 사진을 올려 놓고 "형용사가 충분치 않다"고 개탄했다.
이와 함께 테니스 전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모야는 자국 선수 펠리치아노 로페스를 거명하며 "그는 살면서 이렇게 흉한 옷을 입어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특히 선수들은 공짜라는 이유로 촌스러운 유니폼을 채택한 스페인올림픽위원회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알레얀드로 블랑코 스페인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1년 반 전에 결정된 유니폼을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다"며 거액의 공금을 들여 만든 옷과 공짜옷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랑코 위원장 역시 "기수인 라파엘 나달(테니스)과 선수단이 그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면 스페인과 전 세계는 박수칠 것"이라며 조롱의 대열에 합류했다.
앞서 스페인 디자이너들도 이번 유니폼 디자인이 결정된 뒤 랄프 로렌, 스텔라 맥카트니, 아르마니 등이 디자인한 미국, 영국, 이탈리아 유니폼과 비교하며 "스페인의 패션산업에 나쁜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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