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권의 몰락으로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상황. 이런 위기가 한국과 중국에는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리더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과 중국이 손잡고 개발도상국에 함께 진출해야 하며, 자유무역협정(FTA)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큰 ‘윈-윈’게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일보가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차이나포럼(China Forum) 2012’에서 국내외 석학들과 기업인, 각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어려움을 겪는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한ㆍ중 협력 강화의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카런 핀켈스톤 세계은행그룹 국제금융공사(IFC) 부총재(아시아 태평양 대표)는 “선진국을 대체할 리더십이 동아시아로 향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을 세계경제의 새로운 강자로 지목했다. 그는 두 나라가 정부ㆍ기업 레벨에서 컨소시엄을 구축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소외된 지역문제 및 환경ㆍ여성문제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구축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FTA 체결은 양국 협력의 차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페이 창홍 중국 사회과학원 재정경제무역연구소장은 기조연설에서 “응용능력이 강한 한국과 거대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은 산업, 금융, 서비스 전 분야에서 상대의 빈자리를 채워줄 여지가 충분하다”며 “FTA는 한중 모두에 실(失)보다 득(得)이 많은 윈-윈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유동성 부족에 따른 위기를 막기 위해 한ㆍ중 중심의 지역개발금융기관 설립을 제안했다.
이어진 분야별 토론에서는 한ㆍ중 수교 20년의 공과를 되짚어보고, 급변하는 동북아 질서 속에서 바람직한 한중 관계의 좌표를 제시하는 강연과 토론이 이뤄졌다. 제1세션에서는 ‘한중 관계의 변화와 미래’가 집중 논의됐다. 주펑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상적인 한반도 시나리오를 공유하는 것이 한중의 최우선적 관제”라며 북한 변수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세션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20년을 주제로, 특히 FTA 체결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대해 폭넓은 의견이 개진됐다. 3세션에서는 경제를 넘어 한중 간 진일보한 협력이 동북아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들을 두루 점검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환영사를 통해 “한ㆍ중이 주변부에서 벗어나 세계사적 책무를 함께 지고 100년 대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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