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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넘는 차로 쾅… 가수 前매니저가 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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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넘는 차로 쾅… 가수 前매니저가 보험사기

입력
2012.07.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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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가수의 전 매니저가 배우, 수입차 딜러 등과 짜고 소속사 소유의 고급 수입차로 보험사기를 벌여 보험사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보험 약관의 허점을 파고들어 사고피해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보험금을 타내거나, 보험사가 고액의 렌터비 대신 거액의 현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악용했다. 값 비싼 수입차 보험 사기가 일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유명 가수 P(48)씨의 소속사 소유로 돼 있는 벤츠 마이바흐 BMW 등 고가 수입차 10여 대를 이용, 고의로 사고를 낸 뒤 보험금 2억7,000여만원을 받아낸 혐의(사기 등)로 P씨의 전 매니저 서모(4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또 서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영화배우 지모(30)씨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해 6월 경기 남양주시 한 도로에서 후배 이모(40)씨와 짜고 이씨가 몰던 BMW 차량으로 서씨가 운전하던 벤츠 차량 뒷부분을 일부러 들이받았다. 하지만 서씨는 보험사에 야생 동물이 갑자기 나타나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속이고 수리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7,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서씨의 보험사기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씨는 지난해 2월 신인 배우 강모(32)씨에게 "유명 감독과 배우를 소개시켜 주겠다"며 보험사기에 끌어들였다. 서씨는 강씨에게 자신이 타고 있는 소속사 차량인 마세라티를 고의로 받도록 한 것. 이를 통해 렌터비 300여만원을 포함 2,000여만원을 챙겼다. 2010년에는 모창가수 김모(38)씨에게 수고비 20만원을 주고 소속사 명의의 벤츠 차량을 옹벽에 여러 차례 들이받게 한 뒤 김씨가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낸 것처럼 꾸며 3,400만원을 타내기도 했다.

서씨 일당의 범행은 보험업계와 수사당국으로부터 '신종 수입차 보험 사기의 종합판'이라 불릴 만큼 교묘했다. 먼저 서씨는 도저히 보험 사기에 쓰일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고가의 수입차만 이용했다. 실제 범행에 이용한 차량 중에는 3억3,500만원짜리 '벤츠 S600L 데지뇨'도 있다. S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기에 쓰인 차량 중 사상 최고가"라고 전했다. 더욱이 보험사가 사고 처리 규정 상 차량 아래 부분만 파손돼도 차량 전체가 파손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이용해 보도블럭이나 지하주차장 벽 부분에 교묘하게 부딪치는 식으로 사고를 내 최대한 돈을 뜯어냈다.

수사기관과 보험업계는 서씨의 경우처럼 고가의 수입차를 이용한 보험 사기가 증가하는데다 수법도 지능화하고 있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올 초 서울 방배서에 검거된 수입차 보험사기 일당은 빗물로 인해 도로에 생긴 웅덩이 등 도로 결함으로 사고가 날 경우 보험사 외에 도로 관리를 맡은 자자체도 추가 배상을 해야 한다는 점을 노려 7억여원을 받아 챙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체 수입차 관련 보험사기 의심 사고 중 10% 정도만 범죄 사실이 입증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보험 사기가 늘수록 일반 보험가입자의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전체 지급보험금 27조4,000억원 중 12.4%인 3조4,105억원이 보험사기로 추정된다. 이 중 약 60%가 자동차보험 관련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늘어나는 보험 사기로 국민 1인당 7만원을 더 부담하고 있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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