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진 추천권 행사 여부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추천권 포기, 야당은 추천권 행사 쪽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은 방문진 이사진을 추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여당의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가 추천하지 않으면 (이사진 선임권을 가진) 방송통신위가 야당의 추천도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야당만 이사를 추천할 경우 방통위가 선임을 거부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 9명 전원을 선임하게 돼 있으나 그 동안 관례적으로 여당과 야당이 3명씩 추천해 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파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한 이사진 구성 등을 명분으로 이사 선임권 포기를 선언했다. 실제 추천할 인사도 따로 뽑아두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사 추천권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방통위를 장악하고 있기에 말로는 추천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뒤로는 자신들 성향의 인사들을 밀어 넣을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MBC 지분 30%를 소유한 정수장학회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여야가 이사 추천을 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청와대가 이사 전원을 추천하게 되는 만큼 방송을 견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MBC 사장 임명권과 해임권 등의 권한을 가진 방문진 이사진의 임기는 8월 초 만료되기 때문에 방통위는 8월 8일까지 새 이사진을 선임할 방침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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