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국립경주박물관 부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이 발굴됐다. 그 안에서는 놀랍게도 사람의 뼈가 발견됐다. 국내 처음으로 발굴된 우물 속 인골. 19일 밤 10시 방송되는 KBS 1TV '역사스페셜'은 1,200년 전 우물의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천년 이상 우물 속에 묻혀 있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원형이 잘 보존된 인골은 우물의 상부로부터 8.5m 깊이에 묻혀 있었다. 가톨릭의대 응용해부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인골을 분석한 결과 10세 전후의 어린 아이로 밝혀졌다.
신라시대 우물은 지면 위로 올라온 턱이 높지 않아 부주의하면 빠질 수 있는 위험한 구조다. 아이는 실족사한 것일까. 제작진은 인골과 함께 출토된 유물에서 단서를 찾았다. 우물에서는 토기, 목기, 개, 소, 말 등 2,300여점의 유물이 4개의 층에 나뉘어 매장돼 있었다. 게다가 아이 위에는 큰 돌들이 쌓여 있었다. 일부러 묻었다는 근거다.
그렇다면 우물은 제사 유적이었을까. 제작진은 물가 제사 유적이 많은 일본에서 우물 제사의 흔적을 추적했다. 일본의 우물 유적에서도 토기와 동물 뼈 등 비슷한 출토품이 확인됐다. 특히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나무 인형과 인면 토기는 사람을 대신한 제사용 물품이었다.
아이 인골이 발견된 우물은 월성과 인접해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궁지인(南宮之印)' 기와도 함께 출토됐다. 학자들에 따르면 '남궁'은 제사를 담당하던 신라시대 왕궁 중 하나다. 혼란했던 통일신라 말기, 아이의 죽음은 왕실의 제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제작진은 아이가 왜 제사에 희생된 것인지를 추적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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