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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hankookilbo/ '여성 노년, 남성보다 힘들다' 기사에 이의

입력
2012.07.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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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논리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여성은 자녀들과 어울려 노후를 보낼 수 있지만 남성 노인들은 외톨이라는 현실을 알고 있는가. 상식적으로 같은 나이의 노인 남녀들을 비교하면 남성의 육체적 고갈이 더 빠르고 가족관계도 좋지 않다."(16일자 12면 '여성의 노년이 남성보다 힘들다' 제하 기사에 대한 '한글'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경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8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한국노인의 생활실태와 의식'를 소개한 기사입니다. 보고서는 노인(65세 이상)의 건강과 경제ㆍ사회적 관계망 등의 실태를 성별, 연령군, 지역 등 여러 변수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통계를 통해 이 보고서가 이끌어 낸 여러 결론 중 눈에 띄는 것은 '남자 노인에 비해 여자 노인의 생활실태가 열악하다'는, 성별을 매개로 한 분석이었습니다.

사회생활에만 전념하다 은퇴 이후 찬밥 신세가 되는 남성 노년층의 경우를 예를 들어 이런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도 있고 일부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가족 내에서 남성 가장의 위상이 약화한 측면을 강조한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 자립도측면이나 건강 상태 등을 볼 때, 보고서의 통계는 여성 노인들이 남성 노인들보다 열악하다는 분석을 명백하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당연시되는 현재와 달리'생계를 부양하는 남성과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여성'이라는 전통적 성역할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그래서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현재 여성 노인들의 처지를 들여다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가족 구성원과의 친밀도나 의사결정권 등의 관점에서 남녀 노인의 처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경청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 보고서의 방법과는 다른 별개의 심층면접이나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독자분들의 여러 비판은, 언론이 연구자의 시각으로 제한된 '보고서'에 의존하기 보다는 언론 스스로 현장의 목소리를 취재하고 독자적 시각을 제시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고언으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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