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한국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1년 동안 우리나라의 대(對)EU 무역수지 흑자 폭이 7분의 1로 축소됐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대 EU 수출이 12.1% 감소한 반면 수입은 13%나 늘어난 탓이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액은 509억달러로 FTA 발효 직전 1년간(2010년 7월~2011년 6월) 수출실적 579억달러에 비해 70억달러나 줄었다.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434억달러에서 490억달러로 56억달러 늘어났다. 결국 FTA 발효 1년간 무역수지 흑자 폭이 145억달러에서 19억달러로 급감한 것이다.
월별 수출 추이를 보면 1년 전 같은 달보다 수출이 늘어난 달은 작년 8월(11.9%), 9월(9.7%), 올해 2월(19.8%) 등 3개월뿐이다. 올해 들어서는 2월을 제외하고 계속 줄었다. 특히 3월(-20.5%)부터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 이 때문에 올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도 작년 동기(76억달러)보다 크게 후퇴한 10억달러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선박(-47.3%), 평판디스플레이(-15%)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선박은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발주량 감소로 153억달러에서 81억달러로 반 토막 났다.
한ㆍEU FTA로 혜택을 본 수출품목은 자동차(38%), 자동차 부품(15.8%), 석유제품(23.9%) 등이나, 그나마 자동차 수출마저 지난달엔 40.7% 감소했다. 수입은 자동차(11.3%), 기계(22.7%), 반도체 제조용 장비(6.2%), 항공기 및 부품(122%), 석유제품(110%), 천연가스(262%), 무기(109%)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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