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의 흑인 여자 수영선수 리아 닐(미국)이 꿈에 그리던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다. 흑인 아버지와 홍콩 태생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리아 닐은 이달 초 미국 대표팀 선발전 자유형 100m에서 4위를 차지해 400m 계주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17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아 닐의 아버지 롬 닐은 지난주 할렘의 파리 블루스에서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를 부르며 딸의 기쁜 소식을 전했다. 롬 닐은 마이크를 잡고 "내 딸의 이름은 리아 닐이며 두 번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자 수영선수로 올림픽에 나간다"고 기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오르기 전 아내가 '괜히 징크스를 만드는 것 아니냐'며 만류했지만 나는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롬 닐의 얘기에 함께 자리했던 청중은 아낌 없는 박수로 격려했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리아 닐은 4년 전에도 주목을 받았다. 13세의 흑인 소녀가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다. 닐은 당시 흑인 아버지와 태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비교되기도 했다. 골프와 수영은 흑인 선수가 드물고 둘 다 흑인과 아시안의 혼혈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리아 닐은 5세 때 수영에 관심을 나타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수영에 재능을 보여 맨해튼의 아스팔트 그린 체육클럽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닐 수 있었다. 롬 닐은 "스포츠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 많은 장벽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리아 닐은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브루클린에서 맨해튼까지 이동해 2시간 동안 수영 연습을 한 뒤 학교에 갔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는 2시간 더 물살을 갈랐다.
그의 어머니 시우 닐은 "어린 시절부터 힘든 결정과 어려운 일들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다른 어린 아이처럼 누릴 수 있는 특혜를 리아 닐은 포기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수영 훈련과 수영복을 말리는데 보냈다. 학교에 갔다 온 뒤에는 숙제까지 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17세 소녀는 오직 수영에 대한 일념 하나로 힘든 시간을 이겨냈고, 올림픽 출전 꿈을 이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