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30척으로 구성된 대규모 어선단이 16일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다툼이 한창인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ㆍ영어명 스프래틀리 제도ㆍ베트남명 쯔엉사군도)에서 어정선(漁政船ㆍ어업지도선)의 보호를 받으며 어로 활동을 했다.
중국 CCTV는 15일 오후 5시 난사군도의 융수자오(永暑礁) 해역에 도착한 어선단이 16일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어선들은 융수자오 해역에서 날씨와 어장 상황 등을 감안, 앞으로 5~10일간 조업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어선들은 앞서 12일 선적지인 하이난(海南島)성 싼야(三亞)항을 떠나 80시간 가까이 항해했다.
어선단은 140톤급 어선 29척과 3,000톤급 보급선 1척으로 구성됐다. 각 어선에는 15, 16명의 어민이 탔다. 하이난성의 어민들이 이처럼 대규모 선단을 조직, 융수자오 조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어민들의 자발적인 출어 형식을 빌렸지만 실제로는 중국 당국이 배후에서 대규모 출어를 기획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어선 보호를 명분으로 어정선 '어정 310호'를 보내 이 곳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란 지적이다. 신화통신과 CCTV 기자가 승선, 어로 상황 등을 실시간 보도하는 것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융수자오는 중국이 실효 지배 중인 난사군도의 산호초 중 하나다. 중국은 2000년 5월 이곳에 콘크리트 부두와 대포 등을 설치하고 '융수자오 주권비'를 세운 뒤 오성홍기를 꽂았다. 중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정기 순찰을 구실로 난사군도 해역에 4척으로 구성된 해양감시선 편대도 파견해 놓은 상태다. 난사군도는 필리핀 베트남 중국 대만 브루나이 등이 각각 섬이나 산호초 일부를 실효 지배하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최근 하이난성 싼야시에 문을 연 해방군총의원(解放軍總醫院·301병원)의 분원은 남중국해에서 전투력을 증강하는 한편 중대한 군사 행동이 발생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홍콩 언론들이 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이난 301'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해방군총의원 하이난 분원에는 1,000여명이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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