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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명품 브랜드 인수… 지금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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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명품 브랜드 인수… 지금이 기회"

입력
2012.07.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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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들이 예전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유럽의 명품 브랜드 인수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유럽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자, 상대적으로 싼 값에 '브랜드 쇼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견패션업체인 신원그룹은 이탈리아 현지법인인 'S.A 밀라노'을 통해 현지 명품 브랜드인 '로메오 산타마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신원이 해외 명품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창립 39주년 만에 처음이다.

로메오 산타마리아는 1947년 밀라노 비아메데기노 지역에서 출발한 명품 피혁 브랜드. 1,500만~3,000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악어가죽과 타조가죽을 이용한 핸드백 제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신원은 가죽 핸드백 제품 외에 소형 액세서리, 선글라스, 구두 등을 제품군에 추가해 로메오 산타마리아를 종합 명품 잡화 브랜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등 2017년까지 전 세계 150개 유통망을 확보하고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내 패션기업들의 유럽 브랜드 사냥은 유럽 재정위기가 심각해진 지난해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

이미 2010년부터 라리오(이탈리아) 벨페(이탈리아) 피터스콧(영국) 등 세 개 브랜드를 인수한 이랜드는 지난해 록 캐런 오브 스코틀랜드(스코틀랜드), 만다리나덕(이탈리아) 등을 인수했고 올해도 코치넬리(이탈리아)를 인수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피혁가방 브랜드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를 인수했고, 중견 패션업체인 EXR은 지난해 9월 프랑스 브랜드 '카스텔 바작'을 인수했다.

이처럼 국내 패션기업이 유럽 브랜드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일단 매물이 많아 가격이 싸졌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유럽재정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전통의 명품브랜드들이 M&A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면 판권을 계약하는 것 보다 아예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명품브랜드 인수는 중국시장 진출의 큰 무기가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자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로선, 중국인들에게 인지도 높은 유럽계 브랜드를 인수해 중국시장으로 들어가는 우회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이랜드는 국내 판권을 다른 회사가 보유하고 있음에도, 오로지 중국시장을 겨냥해 만다리나덕을 인수했다. 나아가 유럽 장인들의 기술까지 흡수할 수 있고,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도 유럽 브랜드 인수의 장점이다.

박성철 신원회장은 "로메오 산타마리아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명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종합 패션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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