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젠주(孟建柱) 중국 공안부장은 13일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한 것을 비롯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원세훈 국정원장 등을 잇따라 만나 중국에 구금 중인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 등의 석방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멍 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고 지난 3월 중국에서 체포된 김씨 등 북한인권운동가 4명의 석방 문제에 대해 "한중 관계 등을 감안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씨 문제는 곧 잘 해결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멍 부장이 구체적인 (석방) 시기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간 멍 공안부장이 김씨 일행의 석방을 이번 방한의 '선물' 형식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외교가 일각에선 김씨 등 4명과 국내에서 한국 해경에 흉기를 휘둘러 복역 중인 왕모(36)씨 등 중국인 기결수 4,5명과의 교환 석방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멍 부장의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 화법으로 볼 때 공안부장의 진지하게 검토한다는 말은 이미 검토가 끝났다는 의미"이라면서 "집행 시기에 대한 결정만 남겨놓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김씨 일행은 구금시설에서 풀려나 금명간 추방 형식으로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멍 공안부장은 이날 우리 측 주요 공안기관장들을 연쇄적으로 만났다. 멍 공안부장은 이날 오전 경찰청을 방문해 김기용 청장과 만나 국제전화금융사기 단속과 도피 사범 송환 문제 등에 대한 양국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한상대 검찰총장을 잇달아 면담하고 한중 양 기관의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멍 공안부장은 권 장관에게 최근 주한 일본대사관 화염병 투척 사건으로 재판 받고 있는 중국인 류모씨와 중국 어선의 서해 조업 활동 문제 등에 대해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멍 공안부장은 오후에는 원세훈 국정원장을 만난 데 이어 청와대를 방문해 이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 대통령과 멍 부장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심화 및 발전과 영사·재외국민보호 분야 협력 등 양국 간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중국 치안총수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우리 정부는 2010년부터 경찰, 사법, 법무, 정보, 소방 등 주요 업무를 관장하는 공안부장의 방한을 요청해 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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