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쟁/김성한 지음/산천재 발행ㆍ464~560쪽ㆍ각권 1만5,000원
임진왜란 발발 7주갑(420년)을 맞아 김성한의 역사소설 <7년전쟁>이 복간됐다. 임진왜란의 국제전적 성격을 조명한 이 책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해 한중일 3국이 부딪쳤던 전쟁의 전모와 그 이면을 충실히 재현했다. 30년 전 <7년전쟁>이란 이름으로 신문에 연재됐던 이 소설은 당시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되었던 때라 1년 만에 <임진왜란> 으로 제목이 바뀌는 곡절도 겪기도 했다. 임진왜란>
2010년 타계한 김성한은 <왕건> <임진왜란> <진시황제> 등 장편을 쓴 역사소설의 대가로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은 없다는 작가의 현실관은 단선적이지 않은 복합적인 인물을 창조해 내고 세상사를 이분법적 구도에 가두지 않아 소설을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진시황제> 임진왜란> 왕건>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 군상이 보여주는 행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소설은 씌어진 지 한참이 지난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된 감각을 보인다. 책을 복간한 산천재는 단순한 소설이 아닌 장대한 스케일의 전쟁사이자 사회사라고 단언한다. 작가 역시 책에 "역사소설은 그림 중에서도 풍경화에 속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가능한 한 관계 3국의 사료들을 광범하게 조사하여 시대적인 배경, 전쟁과 평화의 표면과 이면을 충실히 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5권 2,500쪽에 이르는 분량의 압박은 장쾌한 스케일로 극복된다. 임진왜란 연구자인 명지대 한명기 교수는 "<선조실록> <징비록> <신종실록> 등을 두루 섭렵하고 명과 조선, 여진족의 상황등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고서는 서술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임진왜란에 대해 동아시아에서 나온 책 가운데 이만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신종실록> 징비록> 선조실록>
채지은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