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천(72ㆍ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정형근(67)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4차 공판이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정선재) 심리로 열렸다. 금품 전달 정황이 찍힌 CCTV 영상(본보 6월15일자 1면)이 증거로 제출된 이후 열린 첫 공판이다.
이날 재판정에서는 정 전 의원이 서울 가락동 제일저축은행 본점을 찾아가 유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오는 장면이 일시와 함께 고스란히 녹화된 CCTV 영상이 상영됐다. 정 전 의원은 2008년 1월18일 오후 1시45분쯤 유 회장의 사무실로 들어간다. 이어 장준호(59) 제일저축은행 전무가 돈이 든 쇼핑백 2개를 사무실로 가져다 주고 나와서, 다시 현금 운반용 캐리어를 사무실로 가져다 준다. 오후 2시30분쯤 빈 손으로 사무실을 나온 정 전 의원이 고객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뒤따라 나온 유 회장과 비서가 현금이 든 캐리어를 끌고 임원용 엘리베이터를 탄다.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유 회장은 이 캐리어를 곧바로 지하에 주차된 정 전 의원의 차량 트렁크에 실었다고 진술했다. 정 전 의원 측은 이 영상이 찍힌 날 금품이 전달됐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액수는 유 회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검찰이 기소한 1억원이 아닌 5,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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