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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어린이집 설치율 '두산 0%, KT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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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어린이집 설치율 '두산 0%, KT 100%'

입력
2012.07.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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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는 기업 3곳 중 1곳은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대 대기업 중 KT는 모든 사업장에서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지킨 반면 두산은 단 곳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보건복지부의 '직장어린이집 설치 현황(2010년 12월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기업 833개 중 263개(32%)가 이를 어겼다. 민간기업은 51%가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학교와 병원의 미설치율도 각각 35%, 25%나 됐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는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00인 또는 여성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거나, 지역 내의 다른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맺거나, 별도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의무를 이행한 사업장 중 312개(37%)는 직접 어린이집을 설치했고, 보육수당을 지급한 곳은 208개(25%), 타 어린이집에 위탁한 곳은 50개(6%)였다.

특히 15대 대기업(계열사 포함) 중 두산은 두산중공업 두산엔진 두산인프라코어 등 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 5개 중 단 한 곳에도 어린이집을 만들지 않았다. 한화는 8개 사업장 중 1개, STX는 4개 사업장 중 1개만 타 어린이집과 위탁 계약을 맺었고, LS는 6개 중 1개 사업장에만 수당을 지급했다. LG와 롯데는 전체 사업장 중 절반에 어린이집을 설치했고, 삼성은 전체 42개 사업장 중 29개(69%)에 어린이집 설치 등으로 의무를 이행했다. KT는 8개 사업장에는 직접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3개 사업장은 위탁 계약을 맺어 15대 기업 중 유일하게 100% 의무를 이행했다.

한편 두산 측은 "(정부가 2010년 말 실태조사를 벌인 후인) 지난해 9월 두산인프라코어 인천사업장에 어린이집을 개원했으며 오는 9월 서울과 창원에도 추가로 개원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9월 실태조사를 벌여 내년 1월 미설치 기업의 명단을 복지부 홈페이지에 공표한다. 그러나 경실련 관계자는 "명단의 공표 외에 설치를 강제할 수 있는 제재 수단 및 설치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5대 대기업 중에서도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100% 이행한 곳과 단 곳도 이행하지 않은 기업의 양 극단이 존재하는 것은 어린이집 설치가 기업의 경제적 여건보다는 의지와 철학의 문제라는 방증"이라며 "대기업은 특히 더 큰 책임의식을 갖고 시급히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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