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3ㆍ셀틱)의 새로운 행선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인 박지성(31)이 지난 9일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 안착함에 따라 기성용도 QPR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리버풀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언론은 11일 리버풀이 기성용 영입을 위해 700만파운드(약 124억운)의 이적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한 물 갔다'고 평가되지만 리버풀은 EPL의 유서 깊은 명문이다. 게다가 기성용이 평소 우상으로 여기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뛰고 있다.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기성용의 차기 행선지는 리버풀보다는 QPR이 유력해 보인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사인 C2 글로벌 관계자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런던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두리(뒤셀도르프)의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독일에 머무르던 기성용의 에이전트가 리버풀이 아닌 런던으로 이동한 것은 QPR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QPR은 오랫동안 기성용에 관심을 보여왔다. QPR의 스폰서사인 에어 아시아가 '9일 한국 선수의 영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첫 손에 꼽혔던 선수가 바로 기성용이다. 박지성 입단식에서도 QPR 관계자들은 기성용을 영입 대상으로 삼아왔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좋은 선수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기다려봐야 할 문제"라고 의미 심장한 말을 던졌고 에어 아시아 관계자도 "QPR의 다음 영입 선수가 기성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성용 개인적으로도 리버풀 대신 QPR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를 겪었지만 EPL은 그와 차원이 다른 무대다. 박지성 같은 든든한 선배의 '멘토링'속에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것은 앞으로 겪을 수 없는 일이다. 리버풀이 명문이고 제라드가 기성용의 우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상의 뒤를 섣불리 좇았을 때 참담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박주영(아스널)의 사례로 증명이 됐다. 아스널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앙리를 우상으로 여기고 있는 박주영은 지난해 릴(프랑스)로의 이적이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기수를 아스널로 틀었지만 지난 시즌 벤치에 머물며 '전력 외'로 구분돼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
원대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 QPR에도 기성용은 필요한 선수다. 박지성은 2년 계약을 맺었다. 은퇴를 고려해 3년에서 2년으로 계약 기간을 줄였다는 것이 박지성 측의 설명이다. QPR은'포스트 박지성'이 필요하다. 기성용의 잠재력은 그 역할을 맡기에 충분하다. QPR은 이적료 싸움에서 리버풀에 밀리지 않을 만큼 실탄도 충분하다.
한편 QPR은 12일 박지성에 등 번호 7번을 내준 아델 타랍(23)과 계약을 연장하며 등 번호 10번을 준다고 밝혔다. 타랍은 2010~11 시즌 챔피언리그(2부)에서 19골을 터트리며 팀의 EPL 승격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에는 27경기에서 2골을 터트렸다.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타랍은 박지성과 함께 2선 공격의 중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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