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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재롱에 시름·피로 털고 재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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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재롱에 시름·피로 털고 재기 꿈

입력
2012.07.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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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 한 산중턱에 세 부자(父子)가 산다. 아버지 세민씨와 준영이, 준성이다. 수원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세민씨는 4년 전 고향인 이곳에 내려왔다. 집 구할 형편이 안돼 산 중턱에 있는 낡은 빈집에 자리 잡았다. 벽은 동네 아이들의 낙서로 덮였고, 산자락에 위치한 탓에 여름만 되면 모기떼가 들끓는다. 비가 오면 방에 찬 습기가 빠지지 않는다.

세민씨 부부는 시골생활을 하면 형편이 좀 더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생활고는 갈수록 심해졌고, 결국 부부는 함평으로 내려온 지 2개월 만에 이혼했다. 밤 11시 40분에 방영하는 KBS1 '현장르포 동행'은 폐가살이 삼부자의 여름을 카메라에 담았다.

세민씨는 군청 산림공원사업소에서 계약직으로 일한다. 일당은 5만원. 그러나 올 10월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더욱이 도로정비사업 탓에 이번 달까지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 세민씨는 다급한 마음에 동네 마트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늦은 시간까지 어린 아이들을 남겨둔다는 생각에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8살 준영이는 벌써 철이 들었다. 준영이는 2살 터울인 동생 준성이의 든든한 보호자다. 학교를 마치면 준영이는 매일 어린이집에 들러 준성이를 데리고 온다. 준성이의 밥을 챙기고, 목욕도 시킨다. 세민씨는 그런 준영이에게 항상 미안하다.

아토피가 심한 준영이는 음식을 잘 먹어야 하는데, 세민씨는 요리를 할 줄 모른다. 인스턴트식품 밖에 해줄 수 없고, 먹고 싶다던 시금치 요리를 여태껏 해주지 못했다. 그래도 아빠가 해준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두 아들의 재롱을 보면 세민씨는 하루 종일 무겁게 짓누르던 피로가 싹 가신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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