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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hankookilbo/'시험문제 틀린 수만큼 체벌 복수 교사' 기사에 이의

입력
2012.07.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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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 간 일어나는 문제를 보도하는데 신중했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 현장에선 심각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도한다면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교사는 배겨날 도리가 없습니다." (10일자 10면 "시험문제 틀린 만큼 철저한 복수…"제하 기사에 대한 '샘 유'님 등의 댓글 의견입니다)

지적과 의견 감사합니다. 학생을 폭행하는 교사, 교사를 폭행하는 학생에 대한 보도는늘 조심스럽습니다. 이런 기사들이 근본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흥미만 유발하거나 모방 행위를 확산시키는 것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기사를 쓴 것은 시험성적을 이유로 체벌을 가한 것은 지나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나간 뒤 많은 분들이 제게 '열정을 갖고 가르치는 선생님을 매도하지 말아라' '무관심보다 (체벌이라도 해서 가르치는 편이) 낫다'는 취지의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교육 수단으로 체벌을 옹호했습니다.

그러나 백 번 양보해서 교육 차원에서, 선의로 이루어진 체벌이라 하더라도 학생이 스스로 교사의 체벌을 잘못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비교육적 행위가 되고 맙니다. 기사 속 교사의 체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학생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몰래 동영상을 찍었다. 역사 과목은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역사를 좋아하지만 역사 선생님 때문에 역사라는 과목이 싫어질 지경"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학생은 인격적으로 교육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점에 대해 재론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말일 겁니다.

현직 교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교육 현장에서 성적을 이유로 체벌하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교육의 목표를 입시에 두고 모든 역량을 대학 진학에 집중시키는 일부 학교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합니다. 학생이기 때문에 시험문제 몇 개 틀렸다 해서 맞아도 된다는 생각은 더 이상 교육 현장에서 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랍니다. 기자로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가벼운 일로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모쪼록 이 기사가 교육 현장에서의 체벌 추방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권영은 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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