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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시집 보내 생계 유지 니제르 여성 50% 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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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시집 보내 생계 유지 니제르 여성 50% 조혼

입력
2012.07.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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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니제르의 남부 마라디에 사는 14세 발키 술리는 2년 전 결혼했다. 부모는 오래 전 딸이 12세가 되면 시집 보내기로 약속하고, 술리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에게 결혼 지참금을 받았다. 술리는 아이를 가졌지만 영양 부족으로 최근 사산했다. 입원 중인 술리는 "마을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돌아가면 아이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울먹였다. 12세 소녀 자하라 사니도 260달러에 팔렸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의 여아들이 조혼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니제르는 여성 조혼율이 50%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여성은 대부분 15세도 안돼 결혼한다. 7세 때 결혼하는 여아들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혼이 많은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부모들은 딸을 보내는 대가로 결혼 지참금을 받는다. 술리의 부모는 하루 1달러의 벌이로 가족 15명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정도로 가난했다.

다나부 마혼드 유니세프 아동보호팀장은 "식량 위기가 계속되면 더 많은 부모들이 딸의 결혼을 생존전략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제르의 국민소득은 428달러로 아프리카 중 가장 낮고, 인구 절반이 기아에 시달린다.

오랜 관습도 조혼을 부추긴다. 니제르에서는 아동결혼금지법이 있어 조혼이 적발되면 부모는 징역형을 받는다. 하지만 여성인권에 대한 의식이 낮은 니제르에서는 아이를 낳는 것을 여성의 최고 미덕으로 여기고 있어 암묵적인 조혼이 만연하다.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이러다 보니 니제르는 여성 한 명이 평균 7명을 낳는 등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니제르 인구가 현재 1,700만명에서 2050년 5,9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본다. 인구증가가 기아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어린 산모의 영양부족으로 저체중 신생아(2.26㎏ 미만의 영아)도 전체 신생아의 8%에 달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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