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조직이던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홍보부 통합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농협이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산업 분리)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홍보부가 다시 합쳐진 것도 그렇지만, 통합 후 농협중앙회에 산하로 흡수된 것에 대해서는 농협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일 지주와 농협은행 일부 본부를 통합ㆍ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농협은행은 기존 13개 본부 36개 부서가 9개 본부 36개 부서로 축소됐다. 농협지주 관계자는 "올 3월 신경분리 후 효율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돼 왔다"며 "별도로 있을 필요가 없는 조직을 하나로 묶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와 농협은행 홍보부 조직이 해체돼 중앙회 산하 전략기획본부로 들어갔다. 이에 따라 별도 조직이던 지주사와 은행의 홍보실은 중앙회 홍보실로 일원화되고, 재정 역시 중앙회가 총괄하게 된다. 이는 신경분리 후 몇 달 만에 이전 홍보 시스템으로 회귀한 것으로, 금융지주 홍보활동이 중앙회의 통제를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10여일 만에 경영방침이나 성과를 알릴 수 있는 홍보조직을 잃게 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신경분리 후 계열사마다 홍보실을 두고 운영해왔는데 조직이 방만하고 업무가 중첩된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었다"며 홍보실 통폐합을 신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견제로 보는 시각을 부인했다.
하지만 농협 안팎에서는 중앙회가 신경분리의 취지를 무너뜨리고 금융지주의 독자 행보를 막으면서 농협금융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농협 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여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중앙회가 그 위에 군림하는 조직"이라며 "재정적인 이유보다는 신경분리를 이유로 금융지주가 중앙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할 가능성을 미리 통제하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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