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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프랑스혁명' 저자 사토 겐이치/ "자유냐 평등이냐…프랑스 혁명은 인류에 대한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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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프랑스혁명' 저자 사토 겐이치/ "자유냐 평등이냐…프랑스 혁명은 인류에 대한 문제제기"

입력
2012.07.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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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역사에 대해 가끔 유럽인보다 일본인들이 더 집요할 때가 있다. 그런 집요함과 상상력이 결합해 시오노 나나미 같은 작가가 나온다. 시오노의 뒤를 이어 서양 역사소설로 일본 내에서 가장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는 작가 사토 겐이치(44)가 방한했다. 내년 12권 완간을 목표로 일본에서 7권까지 낸 소설 <프랑스혁명> 의 국내 번역 출간(4권ㆍ한길사)에 맞췄다.

지금은 작가 전업이지만 그는 원래 역사학도였다. 도호쿠 대학 대학원에서 전공인 프랑스사 석사논문을 준비하며 재미 삼아 쓴 소설이 '소설 스바루 신인상' 최종심 후보에 올랐다. 이후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93년 <재규어가 된 남자> 로 6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1999년 <왕비의 이혼> 으로 나오키상을 받으며 일본 내 서양 역사소설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서구 역사의 굵직한 장면을 포착해 재조명하면서도 대중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토씨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혁명은 프랑스역사에서 피할 수 없는 큰 사건일 뿐 아니라 인류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말했다.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라는 근대 민주주의 가치를 제창했습니다. 그러나 결코 성공한 혁명이라고 볼 수 없죠. 박애를 기저에 깔고 자유와 평등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양립하도록 해야 했는데 프랑스혁명은 양립하려다가 실패한 것입니다. 둘 중 평등을 택한 공산주의는 실패했고, 자유를 택한 서방국가도 행복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인류는 이제 민주주의 이후의 가치를 생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프랑스혁명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소설은 루이 16세의 삼부회 소집으로 시작해 1794년 로베스피에르의 처형에서 끝난다. 1차분 4권에서는 삼부회 소집과 제3신분 대표의 불만(1권), 바스티유 함락과 국민의회의 '인권 선언' 공포(2권), 성직자와 귀족의 연합과 의회 분열(3, 4권)을 다룬다.

작가는 프랑스혁명을 인간적으로 조명하는데 초점을 둬 혁명의 주역들이 우발적 사건들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초반 이야기의 중심축은 실제 역사 인물인 미라보(1749~91). 귀족 출신인 미라보는 40세가 될 때까지 불륜, 도박, 투옥, 부채 등으로 방탕하게 살아왔지만 삼부회가 열리자 제3신분(평민)의 대표가 돼 국민의회 최고의 정치가로 부상한다. 사토씨는 "미라보는 인생 초반 파란만장한 경험을 통해 사람의 본질을 꿰뚫는 인물로 성장한다"며 "이것이 정치적 능력으로 이어져 프랑스혁명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사건 전개는 인물 간 대화가 중심이지만, 대화 전 독백 형식으로 각 인물의 내면을 설명하는 문체가 독특하다. 작가는 치밀한 배경설명을 위해 혁명의 현장을 철저하게 답사했다.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서 현장을 찾아가 주인공이 뛰어갈 수 있는 거리인지, 언덕은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거리가 직선인지, 중간에 도망갈 골목이 있는지 등을 가늠했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는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프랑스혁명을 볼 수 있다"며 "아시아인들이 한 시대를 구가한 유럽 문명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극복할 새 문명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혁명을 읽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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