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99'의 극심한 소득 격차는 다단계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상위 1%에 속하는 다단계업체 판매원이 전체 수당의 57%를 가져간 반면, 판매원 4명 중 3명은 수당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공개한 '다단계판매업자의 정보공개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지난해 70개 다단계업체(영업실적이 있고 4월말 현재 영업 중인 사업자)의 총 매출액은 2조9,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급증했다. 이 중 상위 10개 업체가 전체 매출액의 81.6%(2조4,87억원)를 차지했다. 업계 1위 한국암웨이의 매출액만 1조211억원에 달했다. 다단계 시장 규모는 2008년 2조1,956억원, 2009년 2조2,585억원, 2010년 2조5,334억원으로 연 평균 10%대 성장 중이다.
이런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판매원 수도 전년 말보다 16.2%(58만명) 늘어난 41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단계업체들이 판매원에게 지급한 후원수당 또한 9,488억원으로 전년보다 17.2%(1,394억원) 늘었다.
판매원들의 연 평균 수당 수령액은 88만8,000원이었지만, 다단계업체에서 한 번이라도 수당을 받은 판매원 수는 전체의 25.5%인 106만1,000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29.4%)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즉 4명 중 3명은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상위 1%에 속하는 판매원 1만여명에게 지급된 수당 총액은 5,398억원으로 전체의 56.8%나 됐으며, 지난해 후원수당 증가액의 61%가 상위 1%에 집중될 정도로 편중이 극심했다. 연 평균으로 따지면 5,106만원으로, 차상위(상위 6% 미만ㆍ5만3,000명) 판매원(460만원) 수당의 10배가 넘었다. 상위 30% 미만 판매원과 하위 40%에 속하는 판매원의 수당은 각각 40만원, 2만1,000원에 불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 시장의 구조상 판매수당은 상위 판매원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다단계 판매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꾐에 빠져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