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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구속… 영장실질심사 안팎/ "도둑놈… 내 돈 내놔라" 욕설에 계란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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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구속… 영장실질심사 안팎/ "도둑놈… 내 돈 내놔라" 욕설에 계란 투척

입력
2012.07.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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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비라도 쏟아질 듯 후텁지근한 날씨였던 10일 오전 10시28분.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후문에 도착했다.

이미 법원 출입구는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도 없었지만, 성난 20여명의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법원 경비의 제지까지 뚫고 이 전 의원을 향해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상득 도둑놈을 구속하라!"는 울분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고, 한 60대 피해자는 바닥에 앉아 대성통곡을 하기도 했다. 김옥주(50)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전 의원은 대선자금, 개인비리 전부 밝히고 그 돈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의원은 아수라장 같은 현장을 지나 겨우 법원 건물로 들어섰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포토라인을 지나치려던 그는 저축은행 피해자들과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청와대에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전 의원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사이, 뒤쪽에서 계란 두어 개가 날아들었다. 계란은 이 전 의원을 직접 맞추지 못했으나 부서진 계란 조각이 이 전 의원의 바지 아래쪽에 튀었다. 이때 김 위원장이 혼란한 틈을 비집고 들어와 이 전 의원의 하늘색 넥타이를 붙잡고 끌어당겼다. 순간 당황한 이 전 의원의 표정은 구겨졌다.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그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소동 끝에 법원 경비의 호위를 받으며 법정 입구를 통과한 이 전 의원은 힘겹게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미 넥타이는 반쯤 풀리고 양복은 구겨진 채였다. 이 전 의원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느냐"며 측근을 질책하기도 했다.

이후 2시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 전 의원은 낮 12시30분쯤 구속 피고인들이 드나드는 통로를 통해 법원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후 대검 11층 조사실에서 대기하던 이 전 의원은 이날 밤 11시40분쯤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대검 청사에서 나와 "대통령과 국민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한 검찰의 정치인 비리 수사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먼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임석(50ㆍ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대선자금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3억원을 어디에, 어떤 명목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만약 이 전 의원이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는다면 이미 소환조사를 받은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은 물론,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검찰이 2007년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울러 검찰은 이 전 의원 수사에 집중했던 인력을 분산해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청와대 및 금융당국 고위인사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의원 구속은 수사의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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