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 구도도 확정됐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9일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당내 경선 후보자는 7명으로 굳어졌고 경선 일정과 방식도 윤곽을 드러냈다. 하지만 장외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여전히 장고를 계속하고 있다.
정 고문은 이날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저를 바치겠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고문은 "용산참사 희생자 추도미사 중에 문정현 신부께서 '정동영 의원이 조금 더 잘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던 말씀이 아직도 귀에 쟁쟁거린다"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 진보적 노선을 실천하도록 일조하는 게 사명임을 각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가 돼 경제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길로 가야 한다"며 "후보들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준비해서 우리가 만들 세상에 대해 얘기하면 저는 한 발 뒤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정 고문의 불출마로 민주당 경선은 문재인ㆍ손학규ㆍ정세균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김영환ㆍ조경태 의원에다 15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박준영 전남지사 등 7파전으로 압축됐다. 현재까지는 문 고문과 손 고문, 김 전 지사가 '3강'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지만 당내 입지가 탄탄한 정세균 고문을 주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도 가닥이 잡혔다. 투표를 희망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완전국민경선제를 기반으로 하면서 현장 투표와 ARSㆍ모바일투표를 결합한 권역별 순회경선이 골자다.
민주당은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당원과 시민의 참여 비중을 대폭 늘릴 생각이다. 이를 통해 주요 대선주자의 경선 불참으로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새누리당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며 흥행몰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선거인단 모집기간도 8월8일~9월11일로 넉넉하게 잡았다.
순회 경선은 2007년 경선과 마찬가지로 내달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9월23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최대 관심지로 꼽히는 광주ㆍ전남 경선은 9월9일이다. 모바일투표는 순회 경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권역별로 현장 투표와 병행 실시키로 했다.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하는 예비 경선은 29~30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진다.
민주당의 경선 구도가 확정되면서 안 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을 지지하는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할 경우 본인은 물론 야권 전체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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