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1)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새로운 도전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
박지성은 9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타워에서 열린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새롭게 둥지를 튼 QPR에서의 첫 번째 공식 일정이다.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니폼을 입고 한국인 최초의 EPL 리거가 됐던 박지성은 이로써 잉글랜드 땅을 밟은 지 8년 만에 축구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박지성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시종 얼굴이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농담을 섞어 여유 있게 대답하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기자 회견 내내 그는 '야망'과 '새로운 도전'을 강조해 말했다.
흰색 셔츠에 면바지 차림으로 토니 페르난데스 QPR 회장과 아미트 바샤 부회장, 마크 휴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박지성은 QPR이 제시한 비전과 미래에 대한 희망에 끌렸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박지성은 "QPR 외에도 여러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QPR의 제안에 가장 마음이 움직였다. 금전적인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QPR은 나에게 어떤 식으로 팀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시즌 QPR은 어려운 시즌을 보냈지만 모든 면에서 발전했고 더 나은 팀이 되려는 의욕을 보였다. 내가 QPR을 선택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맨유를 떠나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7년간 머물던 정든 팀을 떠나는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어떤 말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이적한다는 사실을 퍼거슨 감독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농담으로 응수, 기자회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드는 여유를 보이며 맨유를 떠나는 아픔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쁨이 더 크다는 사실을 보였다.
휴즈 감독은 "박지성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수다. 동기 부여도 대단히 잘 돼 있다. 모든 면에서 팀에 공헌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하게 돼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박지성을 맞이하는 소감을 밝혔다.
2년 계약을 맺은 박지성은 곧바로 QPR 팀 훈련에 합류하고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프리 시즌 아시아 투어에서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른다. QPR은 13일 아시아 투어에 나서며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첫 경기를 치른 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등을 거쳐 25일 런던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QPR은 다음달 18일 오후 11시 로프터스 로드에서 스완지시티를 상대로 2012~13 EPL 개막전 홈 경기를 치른다. 11월 24일에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친정' 맨유와 격돌한다.
런던=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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