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어제 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른바 '비박 3인방'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의 선택이 남았지만 두 사람의 포기로 새누리당 후보 경선은 오늘 대대적 출마선언을 하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찬반투표 양상으로 굳어졌다. 민주통합당도 어제 정동영 상임고문의 경선 불출마 선언으로 후보 경선 구도가 사실상 확정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의 거취에 따른 최종 후보 단일화 여부는 남았지만, 당장은 문재인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김두관 전 경남지사 사이의 3파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정 전 대표와 이 전 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새누리당 경선 룰이 현행대로 확정된 반면, 민주당이 현장투표와 모바일 선거를 결합한 완전 국민참여 경선을 채택한 것도 눈에 띈다. 이처럼 경선 구도와 함께 경선 룰도 확정됨에 따라 여야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경선국면에 돌입하게 됐다.
경선 참여 여부를 끝까지 저울질한 여야 당사자는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아쉬움과 속상함이 없을 리 없다. 특히 정 전 대표와 이 전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와 소통의 부재를 질타했듯, 새누리당의 아쉬움이 더욱 커 보인다.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눌 여유조차 갖지 못한 박 전 대표의 협소한 '원칙론'이나 애초에 '완전국민경선 아니면 경선 불참'을 내세워 타협과 조정의 여지를 두지 않았던 두 사람의 '배수의 진'이나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다만 경선 불참을 선언한 두 사람 모두 당에 남아 나름대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 제한적 후유증을 예고한 것만도 새누리당에는 다행이다.
여야의 서로 다른 경선 구도는 정당의 노선과 지지자의 성향, 대선 필승 공식의 차이에서 비롯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서 득표전 양상도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내 경쟁 후보는 물론이고 상대당 후보에 대한 무차별적 인신공격이나 무책임한 비방에 매달리는 대신 스스로의 강점을 내세우는 당당한 득표 경쟁에 나서라는 주문은 공통적이다. 여야 후보 모두는 이제부터야말로 유권자들이 크게 부릅뜬 문을 두려워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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