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회사의 무사 안일한 대응으로 80여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정전된 채 10시간이나 표류하는 아찔한 일이 일어났다.
7일 오후 10시30분쯤 경남 사천시 삼천포 신항에서 승객 81명을 태우고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제주월드'가 발전기 고장으로 출항 30여분 만에 바다 한가운데서 멈춰 섰다.
여객선 측은 사고 직후 발전기가 고장 난 것을 확인, 비상 발전기를 돌렸으나 비상 발전기에서도 연기가 나고 불꽃이 튀면서 배에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겼다. 정전으로 여객선 내 불이 모두 꺼지면서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지만 여객선 측은 배를 예인 하거나, 승객을 구조해달라는 요청을 바로 하지 않고 발전기 수리 기사를 불러 자체적으로 배를 고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리 기사는 사고 3시간여 만인 8일 오전 2시30분쯤 여객선에 도착했으며 그나마 고장 난 발전기를 고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여객선 측은 날이 밝은 뒤에야 예인선 업체를 불렀고, '제주월드'호는 사고 10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쯤 삼천포로 예인 됐다.
통영해경은 전력 과부하 조절장치 이상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선은 건조된 지 25년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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