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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100㎞…GOP 소초 순회 진료 강행군…"몸의 상처 뿐 아니라 시름 달래주는 것도 군의관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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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100㎞…GOP 소초 순회 진료 강행군…"몸의 상처 뿐 아니라 시름 달래주는 것도 군의관 몫"

입력
2012.07.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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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일반전초(GOP) 대대 초소 경계병들은 산악 소초(경계 임무를 맡은 소대급 부대)에서 숙식을 하는 데다, 근무량 자체가 많기 때문에 후방 지휘소(CP) 의무대로 내려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려움을 이기려는 성향 탓에 아파도 여간해선 참고 지내다 병을 키우기 십상이죠."

일요일인 8일 오후 2시. 강원 철원군 육군 3사단 진백골연대 GOP 대대 군의관인 정재훈(29) 중위는 이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초로 출발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 4월 임관, 후방 부대에서 1년을 지낸 뒤 올 4월 이곳으로 온 정 중위의 진료에는 휴일이 없다. 소초 13곳을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씩이라도 들르려면 하루 2개씩은 돌아야 한다. 매주 100㎞ 이상 순회하는 강행군이다.

이런 강행군을 고집하는 것은 그가 병사들의 몸에 난 상처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병영 밖에 두고 온 여자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병사나 병영 생활을 힘겨워하는 병사들에게는 상담 상대가 돼주기도 한다. "모든 질병의 근원은 마음의 상처"라는 생각에서다. 정 중위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병사들을 자주 찾아가는 게 최선책"이라며 "소화기로 꺼도 될 만한 작은 불이 큰 불이 되는 걸 미연에 막으려면 여러 번 방문해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으로 3개월여 간 그가 이동한 거리는 1,000㎞가 넘는다. 정 중위의 소속 대대장인 손강(42) 중령은 "병사들이 군의관을 친형처럼 따를 정도로 진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하루 일과에도 입추의 여지가 없다. 오전 6시에 일어나면 밤새 소초에 특이한 환자가 없었는지부터 확인한다. 서둘러 아침을 먹은 뒤 오전에는 의무대에 입실한 환자들을 살핀다. 많이 걷고 오래 서 있어야 하는 GOP 근무 특성 상 허리와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병사들이 상당수다. 주로 오후에 순회 진료를 하는데, 순회 뒤에도 진료는 계속된다. 퇴근은 없다.

정 중위는 순회 진료를 나설 때면 반드시 단독 군장을 하고 방탄 헬멧 등 장구류를 착용한다. 최근 무더워진 날씨에도 거르지 않는다. "적진과 맞닿아 있는 만큼 안전을 지키려는 의도도 있지만 군의관 역시 군인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정 중위는 "군의관들이 편하게 군 생활을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커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전방 군의관들 대부분 휴일 없이 저와 비슷한 생활을 합니다. 진료에 정성을 다하는 건 물론이고요. 후방에서 근무하는 군의관 역시 '장병 건강이 곧 전투력'이라는 마음으로 장병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줬으면 합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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