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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토요벼룩시장 방문객 5000명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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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토요벼룩시장 방문객 5000명 '북적'

입력
2012.07.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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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황 속에서 중고 물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벼룩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후 서초구 부녀회가 '아나바다 운동'의 하나로 시작한 이래 15년째 매주 열리며 서울 최대의 벼룩시장으로 성장한 서초토요벼룩시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매주 지하철 2호선 사당역부터 이수역까지 1㎞ 구간에 이르는 방배2동 복개도로에서 열리는 서초토요벼룩시장에는 1,000명의 판매자와 3,000∼5,000명의 방문객이 참가한다. 의류부터 각종 생활용품은 물론 골동품과 공예품까지 각종 중고물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게 성공 비결이다.

폭우가 지나간 7일 서초토요벼룩시장에는 불볕 더위 속에서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부인과 함께 이 곳을 찾은 박범수(36)씨는 단 돈 2,000원에 맘에 드는 티셔츠를 구입했다며 밝은 표정이었다. "처음 왔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참여한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중고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물품 재활용에 대한 아이들 교육도 시킬 수 있어서 일석이조인 것 같네요."

한강미디어고 3학년 주나현(18)양은 이날 친구와 함께 안 입는 옷가지와 액세서리를 파는 1일 상인으로 변신했다. "아침 9시부터 나와서 많이 팔았어요. 옷도 처분하고 용돈도 벌고 재미까지 있어요."

서초구청은 이 같은 벼룩시장을 구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자리 추첨, 문화 공연 진행부터 전문 상업행위 단속, 행사 종료 후 도로 청소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매주 20∼30명의 서초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자원 봉사단이 각종 행정 편의를 돕고 있다.

때문에 2010년 4월 서초구청 이면도로에서 지금의 자리로 시장의 위치가 바뀔 당시 반대했던 인근 상인들의 기류도 바뀌었다. 방배 2동 복개도로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민주(53)씨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전 주말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던 이곳의 상권이 요즘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이 인기를 끌자 일반 시민이 아닌 전문 상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벼룩시장'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집에서 옷가지를 가져와 판매에 나선 대학생 송용준(25)씨는 "전문적으로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텃세가 너무 심해서 자리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고 털어놓았다. 또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자로 나섰다는 이은희(26)씨도 "원래 배정 받은 자리를 다른 상인들이 차지해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러다가는 벼룩시장의 기능을 잃게 될 까봐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초구의 한 관계자는 "판매자 대부분이 저소득층 노인과 여성으로 엄격하게 단속을 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며 "시장의 다양성 측면에서 (상인이 아닌) 일반 판매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별도 공간 배치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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