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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정두언 동시 영장/ 코너 몰린 정두언, 뭔가 밝히겠다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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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정두언 동시 영장/ 코너 몰린 정두언, 뭔가 밝히겠다는 경고?

입력
2012.07.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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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은 다 누렸죠. 저는 이 정부 내내 다 불행했고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5일 자정쯤 대검찰청을 나서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한 발언이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정 의원은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으로부터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우선 현정부 출범 1등 공신으로서 동고(同苦)만 하고 동락(同樂)은 하지 못한 정 의원의 서운함이 깊게 배여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창업 공신을 '그분들'과 '저'로 차별화했다. '그분들'은 이틀 전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정권 출범 후 주요 공직 인선과 이 전 의원 퇴진 등을 두고 이들과 회복 불능의 관계가 된 뒤 총리실 불법사찰 리스트에 오르는 등 권력 핵심에서 밀려났다.

'정권을 찾는데 앞장섰지만 불행했던' 정 의원이 "그 분들이 다 누린" 의혹의 실체를 공개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일 수도 있다. 정 의원이 권력 투쟁에서 밀려나기는 했지만 돈이 오갔다는 2007, 2008년의 위상을 감안하면 대선자금 등 캠프 사정은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정 의원은 '대선자금 명목으로 받으셨다는데 맞습니까'란 질문에 3초 가량 '어…'라며 머뭇거린 뒤 "여기서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구요"라고 답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6일 "평소 정 의원의 직설적 화법을 감안하면 뭔가 밝힐 수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표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입문 이후 최대 고비를 맞은 정 의원의 자구성 항변으로도 읽힌다. '누릴 것은 다 누린' 핵심 실세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사찰 리스트까지 오른 것도 모자라 정적들과 비슷한 시점에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정 의원의 심정은 "마지막 액땜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에 녹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저축은행에서 돈을 받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라며 "만일 혐의가 있다면 다른 핑계를 대서 피해가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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