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낭자들에게 US여자오픈은 약속의 땅이다.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지난 1998년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한 이후 2005년 김주연, 2008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등 한국 선수들이 총 5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에는 유소연과 서희경,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여 전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US여자오픈은 여자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전통 있고 권위 있는 대회다. 지난 1946년 창설돼 6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데다 코스의 난이도가 최상에 달해 선수들에게는'악마의 코스'라 불린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50회)에 이어 단일국가로는 두 번째로 많은 우승자를 배출했다. 한국 여자 골프가 국제무대에서 강세를 보였던 이유도 US여자오픈 성적에 있다.
태극 낭자들이 2012 US여자오픈에서도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박세리는 6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런 골프장(파72ㆍ6,95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트리플 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최고 38도에 이르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박세리는 크리스티 커(미국) 등 3언더파 69타를 친 세 명의 공동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15위에 자리했다.
블랙울프런 골프장은 14년 전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며 두 번째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장소다. 98년 박세리가 우승할 당시만 해도 코스는 파71에 6,412야드였지만 올해는 파72에 6,954야드로 542야드가 늘어났다. 당시 박세리의 우승스코어가 6오버파 290타인 것을 감안할 때, 이븐파는 그리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박세리는 1번홀(파4)과 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8번홀(파3)에서 나온 트리플보기가 뼈 아팠다. 티샷이 바람에 밀려 왼쪽 러프 지역에 떨어진 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했다. 결국 네 번째 샷 만에 그린 공략에 성공한 뒤 2퍼트로 마무리해 이 홀에서만 3타를 잃고 말았다. 하지만 박세리는 후반 들어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곁들여 타수를 줄이면서 첫날을 마쳤다.
한국계 선수 중에는 재미동포 제니 리가 2언더파 70타로 공동 4위에 올라 가장 성적이 좋았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최나연과 2008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는 1언더파 71타를 쳐 이미나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2오버파 74타를 치는 데 그쳐 공동 38위로 떨어졌다. 청야니는 4대 메이저대회 중 나비스코 챔피언십, 브리티시오픈, LPGA 챔피언십 등에서 5차례나 우승 했지만 유일하게 US여자오픈 트로피만 없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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