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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세계적 화장품 CEO들… 한국지사에 못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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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세계적 화장품 CEO들… 한국지사에 못 간 까닭은

입력
2012.07.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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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세계적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 그룹의 파브리치오 프레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국지사(엘카코리아)가 입주한 서울 강남 메리츠타워 대신 호텔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백화점 화장품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200여명이 본사 CEO 방한에 맞춰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건물 앞에서 집회(사진)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달 방한한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역시 한국법인쪽은 가지도 못하고 유통업계 주요 CEO들만 만나고 당일 바로 출국했습니다. 그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서울 논현동 LVMH의 P&C(화장품·향수부문) 한국판매법인 건물 앞에선 200여명의 여성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습니다.

명품 매장에 가보면 직원들도 우아해 보입니다. 큰 손 고객을 상대하다 보니 직원들에게서조차 거만함을 느낄 정도이지요. 하지만 이들의 실제 생활은 그리 명품스럽지 못합니다.

화장품 매장 직원들의 급여는 ▦기본급 평균 120만원에 ▦개인이나 매장 판매량에 따른 인센티브 ▦휴일이나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으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백화점 고가 브랜드의 매출이 20~30%씩 감소하면서 목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게 되자 결국 직원들도 기본급만 가져가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신입직원의 경우 하루 종일 서서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에 못 미친다고 합니다.

에스티로더의 최고가 화장품이 100만원, 라메르의 최고가 화장품이 310만원에 달하지만 이를 판매하는 직원들의 월급은 그런 화장품 1개 값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화장품 매장직원들의 하소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 외국계 화장품의 경우 이직률이 30%나 된다고 합니다.

LVMH의 경우 집회가 아르노 회장 측에 알려지면서 3개월간 끌었던 임금협상이 기본급 6%인상, 인센티브 조건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바로 타결됐다고 합니다. 에스티로더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로레알도 8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 달 말 8%의 임금 인상에 감정휴가 1일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제 남은 곳은 엘카코리아인데요. 다음주까지 교섭을 진행한 후 협의가 되지 않으면 파업까지도 각오하고 있다고 합니다. 씁쓸한 광경입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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