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한번 시도했다가 중단한 쌍용건설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룹의 중국법인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어서 이번엔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5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각하는 쌍용건설 1차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매각주관사인 언스트앤영은 앞으로도 1주일 정도 추가로 입찰 의향서를 접수할 방침이지만, 올해 초에도 이미 입찰 참여자가 없어 무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랜드그룹의 단독 입찰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캠코는 그 동안 세 번이나 경쟁입찰이 무산됨에 따라 이번에는 입찰자가 한 곳뿐이더라도 수의매각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건설경기 악화로 장기간 공전해 온 쌍용건설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 입찰의향서(LOI)를 냈다가 중도 포기했던 이랜드그룹은 인수 재추진 배경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글로벌 수준의 수주능력과 시공역량을 갖춘 쌍용건설이 이랜드 핵심 사업분야인 유통, 레저, 해외사업 등과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통사업 부문(아울렛 29개, 백화점 11개)에서 신규 출점과 매장 리뉴얼 등이 계속되고 있고,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사업 분야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해외사업 분야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조원이 넘었던 쌍용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이랜드 중국법인이 홍콩 증시에 직접 상장을 추진하면서 인수자금 마련도 가능하게 된 것도 인수를 재추진한 배경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중국 현지법인인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를 홍콩증시에 기업공개(IPO)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룹의 성장재원 확보차원에서 중국 이랜드의 홍콩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은행(IB)에 제안서를 발송하고 이달 안에 대표주간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는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13년까지 홍콩증시 상장을 완료하면 이랜드는 10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국내에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이랜드는 지난해 27개 브랜드 5,200개 직영매장에서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패션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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