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막장 행각 국정원 간부, 연금 정년 한달 앞두고 해고 정당"

연금 수령 정년을 한 달 앞두고 해고된 국정원 간부가 해임 취소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23년 간 국정원에서 근무한 김모(53ㆍ4급)씨의 기막힌 행태에 법원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김씨의 행태는 "국정원 직원 맞아?"라고 할 정도로 자유분방(?)했다. 그는 지난해 내부 감찰에 적발되기 전까지 2년 넘게 매일 자택에서 점심을 먹고 낮잠까지 잔 뒤 오후 4시가 넘어 일을 나왔다. 2003년에는 단골 술집 마담으로부터 "돈을 훔쳐 달아난 여종업원의 소재를 파악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보망을 가동해 이 여종업원을 찾아냈는데, 마담이 아무런 보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담의 아버지를 찾아가 "딸이 술집에서 일한다"고 폭로했다. 특수활동비를 가족 외식비로 쓰는 것은 예사였고, 주차 문제로 60대 여성과 다투다 주먹을 휘둘러 지역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김씨는 국정원을 상대로 "연금 수령 정년이 한 달 앞인데 해임은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심준보)는 최근 "극히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기각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